야구판에 대형 사고(!)가 터졌습니다.
KT 위즈의 자랑스러운 코치이자, KBO 레전드 중 레전드 ‘바람의 아들’ 이종범 코치가 시즌 한창에 돌연 팀을 떠났습니다. 그것도 무려 예능 감독 하러요.
“감독? 우리 감독님 아니었어?” 하실 텐데, 맞습니다. KT 코치는 감독이 아니었죠.
근데 이종범 코치님은 야구 예능 ‘최강야구’ 감독님으로 갑자기 변신하셨습니다.
사실 시즌 중 코치 계약 해지는 초유의 사태입니다.
“설마 연봉이 부족해서?” 네, 맞습니다. (농담 같지만 진지)
우리나라 야구계, 특히 코치들 처우는 선수들에 비해 참 눈물납니다.
선수들 연봉은 억 단위로 뛰는데 코치는… 글쎄요, 전세금 내기도 빠듯하다고들 하죠.
그러니 해설위원, 유튜브, 예능으로 진출하는 것도 어찌 보면 생존형 진로 선택입니다.
이종범 코치님, 경력 보세요.
- 해태 왕조 시절 4번이나 골든글러브 수상
- 일본에서도 활약 후 귀국, 다시 2번 골든글러브
- 한국시리즈 MVP 두 번, 정규시즌 MVP 한 번
- KBO 40주년 레전드 올스타에서 당당히 3위
이 정도면 야구계 대통령감 아닙니까? 그런데 아직 ‘감독’ 자리만 못 해봤어요.
그래서 이번에 예능에서라도 감독을 맡게 된 거죠.
웃긴 건 KT 이강철 감독님이 이종범 코치를 직접 모셔온 장본인이라는 겁니다.
“직접 불러 놓고, 1년도 안 돼서 예능 감독 한다고 떠난다고요?”
네, 그런데 이강철 감독님도 쿨하게”
“떠나는 사람 잘 가라고 해. 감독은 감독이지 않나
이러셨답니다. (왠지 서운함은 감출 수 없는 미소)
물론 KT도 속이 아주 편한 건 아닙니다.
“정규시즌 순위싸움 한창인데? 게다가 예능 프로그램 저작권 분쟁도 아직 진행 중이라던데?”
하지만 KT는 “우리도 이미 이종범 코치 역할 나눠서 하고 있었고, 팀 공백도 없다. 잘 가라~”
이렇게 쿨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사실 이강철 감독님도 박경수 코치한테 이미 외야•주루 다 맡겼거든요.)
그럼 야구 팬들은 어떨까요?
“예능 때문에 프로야구가 더 인기 많아지면 좋은 거 아니야?”
맞습니다. 그래도 일부 팬들은
“야구계 예의 좀 지켜라! 구단 허락도 없이 코치에 예능 감독 제안이라니 무슨 예능판 조폭이냐!”
하며 씁쓸해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바람의 아들 이종범 코치님,
이제는 예능판에서도 감독으로서 바람 잘 날 없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KT도 남은 시즌 화이팅!
혹시 모릅니다.
내년쯤 다시 유니폼 입고 감독님으로 복귀하실 수도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