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아트테크’(아트+재테크)가 유행하면서 미술품 경매 시장이 급성장했는데요. 이를 노린 신종 투자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미술품 투자 사기로 피해 추정액만 최소 600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특히 2030 청년들이 대거 피해자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연차까지 내고 다섯 번째 찾아왔어요”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갤러리 건물.
이곳을 찾은 30대 최모 씨는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 방문”이라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직장에 연차를 내고 온 탓에 직장 생활에도 지장이 갈 정도라고 하소연했는데요.
갤러리 2층 대기실에는 이미 돈을 돌려받지 못해 찾아온 20~40대 피해자들이 줄지어 앉아 면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돈 없다’고 하면 끝이냐”, “변제 계획서라도 달라”며 울분을 터뜨리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은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조용히 자리를 피하거나 “대표를 곧 만나게 될 거니 차례를 기다리라”며 진정시키기에 바빴습니다.
기다림 끝에 만난 갤러리 대표 A씨는 더 충격적인 말을 남겼습니다.
“갖고 있는 자산을 전부 팔아도 여러분 돈을 다 갚아드릴 순 없습니다.”
고수익 미끼로 청년들 유혹…최소 600억~1000억 투자금 빨아들여
경찰에 따르면 이 업체는 SNS를 통해 20~30대에게 접근, “월 최소 6%에서 최대 16%까지 고정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를 유도했습니다.
피해자들이 의심을 보이면
- “기업에 투자하는 채권 상품이라 아무나 못 한다.”
- “VIP 전용 금융상품이다.”
라고 안심시켰고, 사업 소개서를 들이밀며 - “부동산 6채와 미술품을 담보로 하고 있다.”
- “이 갤러리를 통해 실제 미술품을 사고팔아 큰 수익을 남긴 사람도 있다.”
며 유혹했습니다.
그 결과, 이 회사 법인 계좌에는 최소 600억~1000억 원대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실상 폰지 사기…“갤러리 경영은 4년째 적자”
하지만 실상은 전형적인 폰지(다단계) 방식.
신규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 이자를 돌려막는 구조였습니다.
- 이자와 원금 미지급 시점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피해자별로 제각각이었으며,
- 피해자 대다수는 SNS나 문자로 연락을 주고받던 2030 사회초년생들이었습니다.
모집책들은 보험 설계사·자산관리사를 사칭해 장기간 신뢰를 쌓고, 청년희망적금을 해지하거나 대출을 받아 투자하라며 종용하기도 했습니다.
“건물 팔면 갚겠다”…하지만 변제는 사실상 불가능
현재 갤러리 대표 A씨와 모집책들은 특경법상 사기 및 유사수신 혐의로 고소되어 수사가 진행 중이며,
A씨는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상태입니다.
A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사업 매출을 내려 노력했지만, 투자금 돌려막기를 부인하기 애매하다.”
“피해자들과는 단순 차용계약이며, 모집책들이 금융상품으로 과장 홍보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회사는 2023년 영업손실만 191억 원,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피해액 변제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미술품 투자, 무조건 나쁜 건 아니지만…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2019년 3812억에서 2023년 8698억으로 2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세제 혜택, 작품 가치 상승 기대감에 젊은 투자자들이 몰렸는데요.
하지만 이 틈을 타 갤러리K·지웅아트갤러리·서정아트센터 등에서도 유사 사건이 터져 지난해부터 줄줄이 임직원이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번 사건의 A씨 역시 과거 갤러리K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인물로 확인됐습니다.
전문가 경고 “연 10% 이상 고정수익 보장? 의심하세요”
이지훈 변호사(법무법인 심앤이)는
“미술품 자체는 나쁜 투자 대상이 아니지만, 연 10% 이상 고정 수익을 보장한다면 그건 정상적인 금융상품이 아니다.”
라며
“금융 지식이 부족한 사회초년생을 겨냥한 전형적인 불법 폰지 사기이니 각별히 주의하라.”
고 강조했습니다.
✍️ 마무리: 투자 전 반드시 확인하세요
- 원금 보장을 내세우며 고수익을 약속하는 투자? → 의심부터!
- 정식 금융 라이선스, 사업 구조, 재무 상황 → 꼼꼼히 확인하세요.
- SNS로 접근해 친근하게 다가온다? → 특히 경계하세요.